눈물 반 콧물 반의 의료봉사
그렇게 라오스를 방문하게 돼 8개월 간 매달 한 번 씩 라오스를 오가며 총리의 건강관리를 위한 주치의 역할을 하면서 라오스 고위층들의 건강관리까지 담당했다.
라오스 총리실에 보건의료가 가장 필요로 하는 지역에 의료봉사를 하고 싶으니 지역을 선정해달라고 했더니 북부에 위치한 씨엥쿠왕 주(洲)를 선정해줬다.
2009년 한의사, 양방의사, 대체의학사 등 35명으로 의료봉사단을 꾸려 라오스 북부에 위치한 씨엥쿠왕 주를 방문했다.
돼지와 닭 그리고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엉망진창인 위생상태. 겨우 낡은 반팔셔츠 하나 간신히 걸친 아이들과 헤진 옷가지를 겨우 걸친 어른들의 모습은 봉사단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해맑게 웃으면서 “곱짜이(감사합니다)”라고 외쳤다.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에 500~600여 명, 3일 반나절 만에 1,700여병의 환자를 진료했어요. 봉사단원이 너무 힘들어서 쓰러지기도 하고 가지고 간 약이 떨어지고 침도 떨어지고. 그런데도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주민들을 돌려보낼 수가 없어서 봉사자들은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어 했습니다. 수두증, 기생충 감염으로 동그랗게 불러온 배, 퉁퉁 부어오른 발가락, 류머티스 관절염, 피부병에 사람이 이렇게도 살아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눈물 반, 콧물 반의 봉사활동은 그 후 상반기, 하반기 일 년에 두 번씩 이어지고 있다.

?▲ 지난해 라오스 오지마을에 준공된 7번째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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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로 시작된 학교지원사업
그러던 어느 날, 라오스 정부관계자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사원 처마 밑에서 어떤 여성이 한 아이는 업고 또 한 아이는 안은 채로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아이들은 비를 맞으면서 쭈그리고 앉아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놀랍게도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을 곳곳에 있는 사원 처마 밑이 그들이 유일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간혹 있는 학교는 학교가 아니라 상엿집 같았다. 얼기설기 얽혀진 판자지붕에 비는 새고 바닥은 울퉁불퉁, 책걸상은 삐걱삐걱, 글씨가 써지지도 않는 낡은 칠판, 그리고 전기도 없었다.
“욱 했어요. 분노가 치밀었어요. 아무리 열악해도 이게 뭔가 싶었죠. 대책도 없이 정부 관계자에게 내가 학교 하나 지어주겠다고 이야기 해버렸어요.”(웃음)

최초의 학교는 8만 불이 투입됐다. 처음에는 경험이 없어 교실만 지어줬다. 3번째 학교부터는 기자재와 컴퓨터 등 시스템을 갖춰 지원해 주기 시작했다. 지금은 IT 교육과 교육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현지 사범대생과 교사를 위주로 교육하고 있다. 교육 받은 연간 25명 숙련된 교육생이 또 다른 교육생을 가르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2015년 7번째 학교에는 21만 불이 투입됐다. 곧 8번째 학교가 설립된다.
그 동안에도 홍수 피해를 입은 지역에 쌀과 의류, 랜턴 등을 헬기로 공급하는 등 지원사업은 지속되고 있다. 산악오지에는 오토바이 50대와 시각장애인 지팡이도 지원했다.

(사)나눔문화예술협회는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NGO단체로, 한국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문화예술지원을 통한 교육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 이사장은 라오스 국회의원, 장관들과 함께 한국의 농촌진흥청, 경기도교육청, 여주아울렛 등을 방문해 양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문화, 교육사업 교류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라오스 현지 아티스트와 예술공연단이 한국 국회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런 수년에 걸친 활동으로 라오스 정부는 유 이사장에게 국가훈장까지 수여했다. 오죽하면 라오스 정부 관계자가 “닥터 유는 라오스 사람입니다.”라고 말하겠는가.

라오스를 통일외교 파트너로…
유 이사장은 라오스가 지난 십 수 년 간 탈북자들의 주요 탈북루트로 활용됐음을 주목하고 있다. “라오스 정부가 아직까지는 같은 사회주의국가인 북한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라오스 정부를 통일외교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신경을 써야 할 겁니다.”
이와 함께 라오스와 한국 간 문화예술분야의 교류도 점점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이사장은 라오스에게는 한국에 무조건적으로 도와달라고 하지 말고 자생적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하면서도 라오스에 진출하려는 한국의 기업인들에게는 라오스에서 무조건 이윤만을 내려고 하지 말고 진심어린 사업파트너가 될 것을 충고한다.

생색내기 투자 유치나 형식적인 ODA(공적개발원조)사업도 지양하길 바라고 있다.
사실 유 이사장과 라오스 간의 관계를 잘 아는 여러 곳으로부터 러브콜이 있지만 “순수성이 의심받을 사안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잘라 말한다.
유 이사장의 라오스 지원사업에서의 놀라운 성과는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 한마디로 유 이사장의 각고의 노력과 아끼지 않는 발품이다.

농협, 도교육청, 의류업체, 포스코, 군인공제회, 조달청,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법무부 등 안 거친 곳이 없을 정도다.
지원을 받고 모자라는 부분은 사비로, 지인들의 도움으로 충당했다. 그게 몇 억 원 상당이다. 이제 유 이사장은 라오스에 현대적 시설과 기술을 갖춘 병원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냥 라오스가 좋다.”는 유 이사장의 라오스에 대한 헌신과 사랑은 우리 국민에게 세브란스나 아펜젤러가 그랬던 것처럼 라오스 국민에게 어떤 그리움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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