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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라오스에도 한류바람 거셌다
2013-05-31 15417
12년전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문화궁’ 전경. ‘문화궁’은 한국의 ‘예술의전당’과 흡사하다. 지난 19~20일 ‘문화궁’에서 ‘한국·라오스 문화교류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비엔티안(라오스) | 김향미 기자
라오스에도 한류는 있었다. 한국 드라마와 K팝 인기가 이웃 태국·베트남 못지 않았다. 수도 비엔티안 도심 곳곳에서 한국 음식점과 한국 화장품·옷 가게가 눈에 띄었고, 어김없이 K팝이 흘러나왔다.
라오스에서 처음으로 한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연이 열렸다. 지난 19~20일 비엔티안 ‘문화궁’에서 ‘한국·라오스 문화교류 공연’이 개최됐다. 라오스 문화부 초청으로 진행된 공식 문화교류 행사다. 라오스 문화궁은 한국의 ‘예술의 전당’ 같은 공연장이다. 이틀간 1200여명이 이번 행사를 보기 위해 문화궁을 찾았다. 공연 주제는 ‘크로스오버(다양한 장르의 교차)’. 양국의 전통·현대 문화가 한 무대에서 어울렸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방정식 서울종합예술학교 공연제작뮤지컬학부 교수는 “인종과 지역, 또 국가와 종교, 그 리고 시대를 넘어선 ‘어울림’이란 주제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받은 무대는 ‘K팝 댄스’였다. 서울예술종합학교 방송댄스학과 학생들이 K팝 가요에 맞춰 댄스를 선보이자 유명 아이돌 그룹 공연을 방불케 할 만큼 환호성이 터졌다.
공연팀이 준비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댄스 공연에선 관객들이 너도나도 춤 동작을 따라했다.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던 라오스 소녀팬 라(15)는 “한국 K팝 댄스를 보며 정말 신났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축구팀 응원단인 붉은 악마의 구호 ‘비 더 레즈(Be the Reds)’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고등학생 엇(17)은 “무대에선 처음 봤는데 정말 대단하다”면서 어깨를 들썩였다.
‘K팝 댄스’ 안무를 맡은 길현정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는 “이제는 K팝 댄스도 하나의 문화 장르가 됐다”면서 “스타가 출연하지 않더라도 K팝 댄스 자체만으로 관객 반응을 이끌어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명성왕후’ 주인공으로 활약한 이태원 명지대 교수는 드라마 ‘명성왕후’ 주제곡 ‘나 가거든’을 열창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안귀호 서울종합예술학교 한국무용과 교수는 ‘부채춤’으로, 같은 학교 한국무용과 학생들은 ‘장고춤’으로 한국 전통예술의 아름다움을 뽐냈다.
라오스 전통예술학교 학생들은 대나무 관악기인 ‘켄’ 연주를 선보였다. 풍년을 기원하며 벌이는 로켓 축제의 전통 춤도 무대에 올랐다. 라오스 학생들은 ‘비보잉’과 ‘힙합댄스’도 선보였다.
라오스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69달러(2010년)에 불과해 최빈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문화를 향유하려는 욕구는 강하다고 한국 공연단은 보고 있다. 안귀호 교수는 “라오스인들은 내면에 흥이 많은 것 같다”며 “무대를 보고 환호하는 관객들의 호응에 꾸밈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의 사단법인 나눔문화예술협회가 추진했고, 한국 공연팀은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했다. 유현숙 나눔문화예술협회 이사장은 “문화교류는 마음을 나누는 일인데, 라오스 관객들의 호응이 좋아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협회 측은 올해 안에 라오스 공연팀의 내한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종합예술학교 방송댄스학과 학생들과 라오스 전통예술학교 학생들이 함께 가수 싸이의 ‘젠틀맨’ 댄스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비엔티안(라오스) | 김향미 기자
문화교류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라오스 시민들. 비엔티안(라오스) | 김향미 기자
공연’에서 라오스 전통예술학교 학생들이 전통악기 ‘켄’을 연주하고 있다. 비엔티안(라오스) | 김향미 기자
지난 19~20일 문화궁에서 ‘한국·라오스 문화교류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비엔티안(라오스) | 김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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