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꿈장학재단 배움터 교육지원사업 - 집에서 하면 혼나는 과학실험교실,

이번주 주제는 셉티드 디자인(CPTED:Crime Prevention Througn Enviromental Design), 바로 환경디자인을 통한 범죄 예방입니다.

아마도 처음 들어보는 개념이신 분들도 많을 거에요.

조금 더 많이 알려진 개념과 비교하자면 깨진 유리창 이론과 반대되는 개념이라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아요.

이번 교육을 소개해드리며 좀 더 쉽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과학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사는 지역은 빌라와 같은 다가구 주택과 저층 상가 건물이 밀집된 곳입니다.

차가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좁고 어두운 골목길이 많고 길거리에 방치된 쓰레기들이 즐비해 지자체에서도 골치 아파하고 있는 곳이죠.

이렇게 관리되지 않고 지저분한 환경은 단순히 미관상 좋지 않을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이 멀어진 곳이라 여겨져 범죄의 가능성 또한 높아집니다.

아이들이 매일 통행해야 하는 골목길이 범죄 유발 지역이 된 셈이죠. 깨진 유리창 이론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누군가는 무심코 쓰레기 봉투 하나 버리고 갔겠지만 뒤이어 이어진 똑같은 행동들이 모여 이런 환경이 만들어 버렸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저희 나눔문화예술협회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기획하며 어른들의 부끄러운 행동을 아이들의 선행으로 바꿔보자는 목표를 갖고

골목길에 예쁘게 꾸미기로 했습니다.

​

아이들의 손으로 어떻게 골목길을 꾸밀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마침 쓰레기 투기장소는 철조망 구조물이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었고

저희는 이 구조물을 활용해 수직정원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잠깐동안 예쁘게 꾸미는 것보다 지속가능한 정원을 꾸미기 위해서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조경 전문가이신 한강영농조합 한행하 대표님을 강사로 모셔서 수명이 길고 관리가 손쉬운 수경재배 식물을 추천 받아 심는 법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고

아이들은 직접 식물들을 컵용기에 옮겨 심으며 식물 생태와 재배 방법에 대해서도 실습할 수 있었습니다.

​

대표님께서도 아이들의 활동이 기특하고 좋은 취지를 이해해주셔서 준비를 부탁 드렸던 양보다 훨씬 많이 챙겨오셔서

혹여나 부족하거나 어설퍼 보이지 않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긴 시간 쉬는 시간도 없이 집중하며 열심히 만들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항상 수업을 준비한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함께 약 120개의 화분을 만들어 자유롭게 벽면에 설치했고 점차 화분들로 가득해지며 아이들이 준비한 수직정원의 모습이 완성되어 갔습니다.

​

이번 활동에는 하나증권 임직원 봉사자 분들께서도 같이 참여해주셔서 아이들의 손에 닿지 않는 곳의 식재활동을 도와주시고

아이들이 옮기기엔 다소 무거운 짐들도 대신 옮겨주시며 봉사를 도와주셨습니다.

아이들의 선행에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이제부터 이곳을 쓰레기 무단 투기장소가 아닌 푸른공부방 수직정원입니다!

아이들은 순번을 정해 매일 청소하고 식물들에게 물을 주며 이곳을 '관리'할 겁니다.

셉티드 디자인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글로만 공부했다면 아마 아이들에게 너무 어려웠을 거에요.

이렇게 직접 실천하고 효과를 실감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더욱 오래도록 기억되겠죠?

​

가로등을 세우고, 도로와 벽면을 도색하고, CCTV를 설치하는 등 도시 디자인을 지자체 차원에서 멋지게 하며 범죄 유발 지역을 해소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렇게 마을 주민, 특히나 아이들이 직접 나서서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진정한 주민 자치와 마을 활성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